이전에 슈퍼 타쿠마 50mm F1.4를 써보고 그 특유의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나 더 구하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매물이 있어서 바로 업어왔습니다.
수동 렌즈를 처음 썼을 때 생각보다 다루기 쉽다는 느낌과 직접 초점을 맞춰 찍는 맛이 너무 좋아서 꼭 구비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구하게 되어 너무 행복했네요. 특히 망원 줌렌즈를 구매하기 전이라 준망원에 속하는 105mm 화각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잘 보면 렌즈가 호박색으로 코팅되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집이 어두워서 사진엔 잘 표현이 안 됐지만, 나중에 자연광에서 다시 찍어봐야겠네요.)
저 호박색은 산화 토륨과 같은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코팅이라, 무턱대고 일반 렌즈 클리너로 닦아버리면 코팅이 벗겨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올드 렌즈는 당연히 최신 소니 바디에 바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이종교배를 위해선 마운트 어댑터가 필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K&F Concept의 M42-NEX(E마운트) 어댑터를 구매해서 장착했습니다.

어댑터 때문에 바디에서 좀 길게 빠져나오긴 합니다. 특히 망원 렌즈라 더 그렇네요. 50mm는 아주 아담하고 예쁘게 장착됐던 걸 생각하면 조금 아쉽긴 합니다.

원래 사이즈는 이 정도입니다. 생각보다 어댑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됩니다. 렌즈 길이의 20% 정도는 되는 것 같네요.

촬영할 때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초점링이 3바퀴 가까이 돌아갈 정도로 미세하게 조정이 가능해서,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찍어야 합니다. 그만큼 정성스럽게 찍게 되죠.

이 부분이 바로 조리개와 초점을 조절하는 파트입니다. 중고로 거래했는데도 까진 곳도 별로 없고 상태가 꽤 괜찮아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요즘 미러리스 바디는 ‘초점 도우미(피킹 기능)‘가 다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수동 렌즈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초점 도우미 기능과 함께, 소니 바디의 AEL 버튼에 ‘초점 확대’ 기능을 배정하여 더욱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작례 모음
주광에서는 굉장히 따뜻한 느낌이 납니다.
플레어가 예술이라는데, 아직 실력이 부족하여 플레어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했네요 ㅠㅠ
야간에 찍어보면 보케가 몽글몽글 예쁘게 잡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완벽한 원형은 아니고 약간 레몬 모양 보케에 가깝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입니다.
노을 질 때 조리개를 조여보면 이렇게 예쁜 빛 갈라짐도 잡힙니다.
수동 렌즈로 한 땀 한 땀 초점을 맞춰 찍는 건 어찌 보면 불편할 수 있지만, 그만큼 ‘손맛’이 확실합니다. 특히 하루 정도 계속 쓰다 보면 대강 이 정도 돌리면 초점이 맞겠다 하는 감이 오는데, 그러면 생각보다 촬영 속도도 빨라집니다. (물론 며칠 안 쓰면 다시 감을 잃어버리지만요 ㅋㅋ)
한 번쯤은 수동 렌즈로 천천히 대상과 나를 음미하며 찍어보는 건 어떨까요?